실패횟수 기반의 레벨 난이도 설계 방법

클리어율 vs 실패횟수

 

그동안 우리는 퍼즐 레벨의 난이도를 논할 때 대체로 해당레벨을 클리어한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즉, 클리어율을 기반으로 난이도를 설계하고 데이터를 측정했다. 대중적인 확률을 사용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계산하고 다룰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실제로 보이는 숫자와 유저가 직접 겪는 플레이 경험과는 전혀 다르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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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횟수에 따른 클리어율의 상관관계 그래프

보통 유저가 2번 플레이해서 1번 실패를 했을 때 클리어율 약 50%로 측정한다. 마찬가지로 5번 플레이해서 4번 실패했을 경우엔 클리어율은 약 20%, 10번 플레이해서 9번 실패했을 경우엔 클리어율은 약 10%로 측정한다. 클리어율이 점점 낮아질수록 확률의 숫자는 조금씩 변화하는 것에 반해 실패횟수는 점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레벨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1% 혹은 그 이하의 차이는 점점 커지게되고 우리가 유저에게 적절한 실패 경험을 유도하고자 할 때 확률만 가지고는 정확한 예측을 하기 힘들게 된다. 그래서 단순하고 명확한 기준으로 유저의 실제 실패횟수를 삼고자 한다.

적절한 실패 횟수

 

그럼 유저는 얼만큼의 실패를 경험할 때 레벨에 대한 승부욕이 생기고 계속해서 재미있게 도전하게 될까 고민해볼 수 있다. 유저별로 실력이 다르고 성향이 모두 다른데 어떻게 꾸준히 학습시켜서 성장시킬 수 있을까도 함께 생각할 수 있다. 위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 사내게임들 중 리텐션이 높고 성적이 좋은 레퍼런스 게임의 레벨 구간별 실패횟수를 측정하여 분포도로 나열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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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게임 2종의 레벨 실패횟수 분포도

 

게임이 시작되는 초반 레벨구간에선 유저들을 학습시키고 적응하는 관점에서 매우 쉬운 난이도로 적은 실패횟수의 분포가 많았고 중반 레벨구간에서 점진적으로 난이도를 상승시키며 경험을 늘린 후 후반 레벨구간에 이르러서는 일정 난이도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후반 레벨구간 적절한 실패횟수 범위 내에서만 움직이며 그 이상 혹은 이하로 튀어오르거나 떨어지지 않았을 때 유저들이 가장 큰 재미를 느끼며 지속적으로 도전할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따라서 적당한 실패 경험은 유저나 게임에게 서로 큰 이득을 가져다주며 정확하게 파악하긴 어렵더라도 유저의 재미와 게임의 성적을 동시에 잡기 위한 적절한 실패횟수를 찾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그것을 기반으로 퍼즐 레벨을 설계할 때 쉽고 어려운 레벨들을 적절히 섞어가며 유저에게 충분한 학습과 경험을 시킨뒤 본격적으로 앞서 학습한 것들을 응용하여 도전의식을 자극하는 것이 모두에게 Best 가 될 것이다.

레벨 난이도 설계 방법

 

앞서 분포도 설명에서 말했듯이 적절한 실패횟수 범위내에서 레벨을 설계해야 하므로 레벨 난이도를 설정할 때 레벨 구간에 따라 그 폭을 정해주는 것이 좋다. 초반 레벨구간은 적은 실패횟수로 폭을 좁게 잡아 세세한 컨트롤로 설계해야하며 중후반 레벨에선 넓은 폭으로 유저에게 마치 채찍과 당근을 동시에 제공하며 유연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너무 강력한 채찍도 너무 달콤한 당근도 유저들에게 큰 고통이자 지루함을 선사할 수 있다. 너무 어려운 레벨은 도전의식조차 꺾어버리고 유저들을 좌절감에 빠져들게 만들 것이며 반면에 너무 쉬운 레벨은 유저가 이 게임을 플레이할 이유를 잊게 되고 재미를 잃어버리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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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횟수 범위를 타겟으로 유연하게 설계하되 너무 높은 난이도는 독이 된다

 

그렇기에 항상 난이도의 마지노선이 필요하며 유저가 충분히 실패를 겪을만큼 겪었을 때 그 경험을 활용하여 성공할 수 있도록 레벨을 설계해야 한다. 만약 지속적인 실패를 경험하는 데도 그로 인해 얻는 지식없이 꾸준히 반복하여 도전한다해도 유저는 더이상 전진하지 못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실패횟수를 넘어가는 어려운 레벨은 조금더 유저가 성공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실패횟수를 잘라내야 한다.(Cut-off)

이렇게 레벨 구간 별로 실패횟수의 범위를 정하고 최대 실패횟수 Cut-off 기준까지 설정하고 나면 레벨 디자인 업무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레벨 난이도 설계도가 완성된다. 그럼 설계도를 보고 그대로 재미있는 레벨을 제작한 뒤 유저의 반응을 다시 분석하여 설계도를 수정하거나 레벨을 고쳐서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간다면 분명 유저가 원하던 퍼즐의 재미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